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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심장초음파 ​ ‘오우 많이 좋아졌네’라고 말했다. 애써 ‘좀’이라고 다시 수정했지만 들어버렸다. 감탄마저 섞여있던 의사의 리액션을.. 그의 심장에 맞댄 내 손의 느낌이 맞았던 것이고 그의 차분한 호흡이 이미 변화를 가리키고 있었다. 좌심실박출량은 32라고 했지만 그 수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란다. 다른 부분들, 판막이 새던 것도 많이 줄었다며 호전됐음을 격려해줬다. 약은 늘리지 않기로 했다. 늘렸다 쓰러진 적이 있으니... 사실은 약을 더 줄이고 싶다. 지난 검진때도 증상에 비해 약을 못쓰고 있다고 심장이식을 얘기했지만 오히려 더 나아지지 않았는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고 1주일에 적어도 3번은 40분에서 한 시간은 걸었던 것, 그리고 나도균 한의원의 적극적인 치료 덕분이다. 처음 쓰러졌을 때 치료를 맡았던 의사.. 2019. 4. 9.
봄날 눈보라 ​​ 봄인줄 알았는데... 눈이 휩쓴다. 봄꽃들을 봤다싶었더니 꽃샘을 내는구나. 2019. 3. 23.
여행의 시작 ​ 노란택시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노란택시, 한때 내 행운의 부적 짧은 여행아. 순간 순간 즐겁자 2019. 1. 18.
8월 7일_배곧마루에서 '택시운전사'를 보고 기운이 쫘악 빠진 채로 나와 집으로 향하던 중에 건물들 사이로 찐한 노을을 보았다. 놓치기 아쉬워 길도 모르면서 무작정 쫓기로. 그러다, 노을을 배웅하기 딱 좋은 곳으로 왔다. '광주'가 내 유전자에 무엇을 남겼을까. 정의로움일까, 공포일까. 나이가 들수록 공포가 더 각인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몸의 힘으로 눌러 재껴왔던 것들이 나이 먹어 힘이 빠지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일까. 지혜의 힘으로라도 버텨야하는데 그건 젊어서도 안되더니. 2017. 10. 27.
2017년 여름내내 2017년 여름내내 밤이면 저 태환 로스터기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불에 익힌 원두들을 갈아 갓 내린 커피들을 늦은 밤까지 맛보면서 이 녀석이 어떤 맛을 내는 커피인지대체 제대로 내렸을 때는 어떤 맛일지 상상하면서, 신맛이니 단맛이니 와이니니 워터리니 하면서 보냈던 두어달.. 삼십년을 일없이 먹었던 커피가 어려워지고 그 맛이 복잡해졌던 날들이었다. 벌써 한달 전 이야기네. 2017. 10. 25.
도쿄_9월 13일과 14일의 메모에서 이번 여행 나의 화두는 부끄러워말자. 부족함도 나다.로 거창하게! 돌려말하면, 남을 의식하지 말자고...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불쑥 불쑥 올라오는 내 부족함앞에서 봉인이 해제되는 순간인 것처럼 당황하고 만다. 다시 기억하자. 매순간 나는 부족하다. 어느 순간 돌연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도 잘난척 콧대를 높이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도 부끄러워 당황하지 말자. 까짓꺼 어떤 역에서또 실수. 딴 짓 하다 내리지 않을 역에서 내렸다. 내릴 역과 관련된 뭔가를 들었던 것 같은데 불안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숙소에서 나오기 전에는 나름 괜찮은 몸 상태였는데 몸 상태가 나빠진다. 긴장하고 있는걸까.몸이 먼저 무의식의 불안을 눈치 챈 것이다. 즐기자. 화이팅!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의식의 불안이 아니네... 2017. 10. 11.
접영과 배영 지적 사항 동작들이 꼬이고 있다. 제일 편했던 배영에서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속도가 떨어진다고 자각하면서 몸에 힘도 들어가고 맘만 급해져서 호흡도 헝클어지고 만다. 접영은 갑자기 뭔가 어색해졌다. 엇박자인듯 싶은데 대체 뭐가 문제인지. 배영 호흡은 내가 다시 몸에 익혀야 할 것이고 배영 발차기를 지적받았다. 엄지 발가락들이 부딧힐 정도로. 그리고 물을 위로 차올린다는. 빠르게. 기본을 잊는구나. 접영은 무릎을 구부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슴으로 물을 누르고 허리를 사용해서 웨이브. 길게 글라이딩. 여전히 몸을 들어올리려고 기를 쓰고 있나보다. 굳이 그렇지 않아도 호흡하는데 문제없는데. 너무 몸을 끌어올리려 하지 말자. 왜 자꾸 흐트러지는 걸까. 2017. 9. 28.
공주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 발길 가는데로 길을 달렸다. 문득 생각난 부여로 갈까했는데 그닥 내키지 않아 낯선 국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공주로 향하고 있었다.나도 동행도 이미 지쳐있었던 탓에 딱히 여행, 관광에 대한 의지는 없었다. 다만 야심차게 계획, 휴가까지 하루를 과감히 냈기에 집으로 곧장 달려가기도 아까웠다. 공주 진입 직전, 국도변 휴게소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숙소를 찾았다. 침대에서 푸욱 쉬고 싶어하는 동행을 위해 한옥팬션은 패쓰. 숙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바로 정할 수 있었다. 조식도 준단다. 다음날,민망한 조식을 먹으며 핸드드립 카페를 찾아봤다. 다행인가 핸드드립 카페도 숙소마냥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블로그 글중에 맛이 가장 구체적이었던 곳으로 정했다. "레인보우 카페" 공산성을 돌고, 송산리 고분군.. 2017. 9. 27.
공주, 공산성 공주에서 아침을 맞았다. 호텔의 불편한 침대와 답답하고 메마른 공기는 체력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어제 저녁처럼, 세수한 얼굴에 핸드크림을 발라 땡겨오는 피부를 달랬다. 손에 바르든 얼굴에 바르든 그게 그거 아닌가 싶은데 막상 아침에 바르니 부담스럽다. 하루만 참자. 집에 가면 깨끗하게 씻고 내 맘먹고 정성껏 스킨로션 발라주마. 호텔조식은 하.. 왜 내가 민망하지. 기대없이 갔는데도 실망하게 만든다. 그닥 싼 호텔비는 아닌데... 이른 시간, 공산성으로 향했다. 한바퀴 둘러보는데 2시간이 넘게 소요되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 ​​​​​ 성곽을 돌면서 바라보이는 동서남북, 모든 풍경에 오랜 세월이 묻어나오는 듯... 더 찬찬히 보고싶은데, 해설하는 분들을 붙잡고 얽혀있을 이야기들을 다 쓸어담고 싶은데 나와.. 2017. 9. 25.
지난 수첩 정리 10년도 훌쩍 전인 수첩들을 몇 권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보관해오다 오늘 드디어 버렸다. 대체 그동안 이 애물단지 수첩들을 무슨 이유로 버리지 못하고 좁은 집의 한쪽을 차지하게 했었을까. 2년전부터인가는 책꽃이에도 꽂히지 못하고 허접한 곳에 허접한 모양으로 버려지기 일보 직전의 모습이었는데.이 수첩들을 정리하고 싶다고 메모해놓은 것을 보면 한페이지 한페이지 보면서 그때의 내 삶을 기억할 만한 것들을 건지고 싶었나보다. 물나리를 겪고 딱 붙어버린 종이들을 조심스럽게 떼어 열어보니 번진 잉크에도 내 30중반부터 40대의 첫해가 들여다 보이는 듯 했다. 공과금은 얼마를 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었고 어떤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는지... 고작 몇 페이지 보다가, 혹여 중요한 무엇인가가.. 2017. 8. 1.
평영과 지적사항 드디어 평영의 문제점을 찾은 것 같다!자세가 안정적이라는 평을 듣는 반면 평영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다른 영법에 비해 힘도 들어가는 것이 느껴져 답답했었는데 오늘 강사로부터 새로운 지적을 받았다. 손을 모아 찔러넣듯 수면으로 들어왔다면 쭈욱 뻗고 바로 손을 벌려서 몸을 띄워야한다고. 그래야 물을 빨리 모으고 그 힘으로 상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고! 나는 이제까지 모은 손 자세로 글라이딩 끝까지 진행했고 그 모은 상태에서 물을 모아 몸을 들어올리는 동작을 해왔던 것. 물을 모으는 팔동작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입수 후 모아진 손을 바로 벌리는 데 최대한 많이 벌려도 된다고 한다. 지적 받고 다시 평영을 하는데 일단 속도는 모르겠는데 평소보다 힘이 덜 들어가는 느낌! 자유수영시간의 거의 반은 평영만 연습해도.. 2017. 8. 1.
카르페 디엠 현명할 것을, 포도주는 그만 익혀 따르고짧은 인생, 미래에 대한 기대는 줄이게.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시간은 우릴 시기하며 흐른다네.현재를 잡게 carpe diem내일을 믿지 말고. - 호라티우스 2017.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