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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도쿄_9월 13일과 14일의 메모에서

by 파란비 2017. 10. 11.

이번 여행 나의 화두는 부끄러워말자. 부족함도 나다.로 거창하게! 돌려말하면, 남을 의식하지 말자고...

늘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불쑥 불쑥 올라오는 내 부족함앞에서 봉인이 해제되는 순간인 것처럼 당황하고 만다. 

다시 기억하자. 매순간 나는 부족하다. 어느 순간 돌연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도 잘난척 콧대를 높이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도 부끄러워 당황하지 말자. 까짓꺼


어떤 역에서

또 실수. 딴 짓 하다 내리지 않을 역에서 내렸다. 내릴 역과 관련된 뭔가를 들었던 것 같은데 불안이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는 나름 괜찮은 몸 상태였는데 몸 상태가 나빠진다. 긴장하고 있는걸까.

몸이 먼저 무의식의 불안을 눈치 챈 것이다. 즐기자. 화이팅!

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의식의 불안이 아니네. 이미 불안자체잖아. 


도쿄역에서 

2000엔 분실. 돈을 잘못 세어준 것 때문에 당황해버렸다. 여행자다. 조급함보다는 침착함을..

그녀가 부족하게 줬든 떨어뜨렸든 비싼 가르침이다. 여행자일 수록 여유롭자. 난 스트레스를 받으려고 온 게 아니다. 


잔돈이 부족합니다. 잔돈이 틀렸습니다. 

공부하라. 더 열심히. 그 어떤 것보다 더 우선으로

실수 연속이구나. 부끄러워하지 말자. 거꾸로 내 용기를 칭찬하자. 







9월 14일 숙소에서 10시 6분 출발~


눈여겨 보았던 도쿄 지하철의 여성전용칸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으로. 

오늘 아침 컨디션은 꽝이다. 피곤이 온몸의 세포들을 노곤노곤하게 하고 있다. 오늘만 버티자. 

미술관 하나. 기요스미의 커피점들, 나카메구로를 돌아보자.  마지막은 돈키호테에서 선물을 사자. 


기요스미 시라카와의 어라이스 커피 로부스터의 도미니카 핸드드립은 맛있었지만,

내가 진정으로 커피를 좋아하는 것인지ㅜ.ㅜ 

맛의 독특함을 모르겠다. 커피라서 마신 것 아닐까? 맛은 분명 있었는데 거기까지밖에 못느낀다. 


일단 신맛은 적었다. 향은 원두 자체는 좋은데 핸드드립 나온 것은 어떤 특유의 향을 느끼기 어려웠다. 

호텔에서 나온지 2시간만에 두번째 행선지로 향한다. 구글지도 덕분에 덜 헤매고 있다. 


나카메구로, 사이드워크 스탠딩이었나? 그 작은 카페..

나도 그런 작은 카페를 하고 싶다. 


네즈미술관을 가기 위해 롯본기역에 내렸지만 바로 철수, 지금의 다리와 정신으로 미술관은 무리다. 

그래서 향한 곳은 시부야. 가까워서(?. 이게 대체 나에게 무슨 의미라는 건가) 


시부야에서 완전 헤맨다. 내가 서울의 홍대를 간거다. 그러니 뭐 어쩌겠는가? 왜 간거지? 후회막급이다. 

시간과 다리의 힘을 잃어버렸다. 

어렵게 다음 방향을 아사쿠사로 정했다. 잘한건가? 여기도 사람들로 가득하겠지. 일단 냉모밀 하나는 꼭 먹자. 역에서 찾고 나가자. 


아사쿠사에서 야채라멘하나 흡입, 뭐 어쩔 수 있나. 냉모밀집까지 걸을 힘이 없었는 걸.  내 다리는 지금 비명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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