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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2

중문해수욕장에서 제주시는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이 가득한데 서귀포는 지금 막 비라도 쏟아질 듯 먹구름만 하늘에 가득.. 그나마 중문해수욕장 바다쪽 하늘의 먹구름은 약간 엷다. 올 첫 해수욕을 낯설어 하던 아이들 처음엔 바다에 발 넣기도 망설여하기에.. 한결이는 '물을 싫어해요'라고 말했기에.. 뭐... 바다 바람만 살짝 맡고 어디로 갈까 궁리중인데 순식간에 바다가 아이들을 휩쓸었다. 낄낄거리며 바다와 장난치던 아이들이 바다를 거부하지 못하고... 2009. 6. 19.
제주 올레 3코스 가도 가도 사람은 보이지 않아 그리운데 문득 인기척이 들리면 절로 움추려들고 사람이 그리운 것인지 무서운 것인지. 혼자 걷기엔 벅찬 길. 풍경에 시선이 뺏기는 것보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는 것이 더 많았던 길. 다리는 길을 걷고 있지만 마음은 내내 길을 떠나 다른 생각 마흔 하나의 삶을 무얼로 살아왔나... 무얼로 살고싶나... 2009. 6. 9.
제주올레 7-1코스 어찌하다보니 중간부분은 쏙 빼먹고 시작지점과 종점지점만 살짝 걷고 말았다. 별을 보러 꼭 가보고 싶었던 삼매봉 전망대, 결국 대낮에 올랐다. 탁 트인 경관과 시원한 바람이 오래 쉬었다 가고 싶게 하는 곳. 아이랑 다음엔 책을 들고 가 자리 펴고 읽다 오기로 했다. 삼매봉 산책로의 녹음은 밝고 진한 것이 모든 것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것 같았다. 소리도, 향기도, 햇살도, 아이도 아이는 이 짙은 숲길이 무섭다며 빠른 걸음을 재촉했는데... 월드컵경기장에서 엉또폭포로 가는 길은 조금 지루했다. 더불어 황량했다. 빈집과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감귤밭, 그리고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토지매입(?) 안내판, 2004년이란 년도로 봐서는 방치된지 꽤 오래된 동네란 것인데 언젠가는 포크레인이 들어와 모든 것을 다 파헤.. 2009. 6. 2.
이중섭갤러리에서 서귀포에 있는 이중섭 갤러리엔 그의 그림이 6점 밖에 없다. 그와 그의 부인이 나누었던 편지가 각 4편쯤 그림 대신 더 걸려있고. 6점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림을 보다 문득 코끝이 아려왔다. 이 남자, 참 따뜻한 사람이었구나. 사람에게, 바다에게, 하늘에게, 모든 것에 그림을 보는 안목은 물론, 보여주는 것마저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내 눈에도 그의 따뜻한 다정함이 느껴지는데... 6점 밖에 없다는 아쉬움이 그래서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갤러리 맞은 편, 그가 잠시 거처했다는 옛집의 구석방까지 느릿 느릿 걸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느끼고 싶은 욕심이 피어오르고... 햇살보다 내가 더 따뜻해진다. 옛집 주변의 돌담들이 담은 햇살과 빛이 너무 예쁘다. 더불어 돌담이 주는 편안함이 보이는지... 집과.. 2009.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