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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코로나 검사

by 파란비 2021. 12. 14.

11월 26일,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단순검사대상이라고, 거주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이다. 단, 검사 결과 음성 확인 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일단 사소하지만 일상생활 중지, 그리고 정신 수습.
위드 코로나라며 수영장이 개장을 해 한달권을 끊어놓고 다시 운동을 재개하는 즐거움을 만끽한 지 불과 2주 만에 수영장 다니는 것이 아무래도 염려가 되어 지난주에는 고작 하루 다녀오고 이번주는 내내 가지 않았는데 그 하루가 확진자와 겹치는 날짜란다.
일단 집에 있는 간이검사키트로 검사해봤다. 음성. 아주 조금 안심..

보건소 주변은 나름 주차장이 잘 확보된 곳이라 여겼는데 주차 전쟁이다. 시꺼먼 외투 일색의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간이 시설로 보이는 보건소 앞을 지나쳤다. 겨우 주차하고 한달음에 달려가 줄을 서려는데 이미 오전 검사 인원이 다 차서 오후에 다시 와야 한다고 전해준다.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검사 인원이 밀려드는지ㅠ.ㅠ

오후 검사 시작 시간보다 30분 일찍 왔지만 내 앞에는 이미 백여 명 남짓의 사람들이 서 있다.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곳에서 온 사람들(대부분 유치원생들로 보이는)과 자가격리자의 검사 등은 따로 줄을 서는데도;;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온 '사태'인데 다들 다닥 다닥 줄을 서고 있다. 내 앞사람은 시종일관 핸드폰으로 현장 중계를, 내 뒤의 부부는 새삼스럽게 남편이 본인의 00전자 주식투자의 역사를 와이프와 나에게 들려주고 있다. 집안 경제 이야기인데 대체 왜 여기서... 그것도 내 뒤에 딱 붙어서. 앞사람과의 거리는 내가 조심하면 되지만 뒷분들과는 거리가 도저히 유지되지 않아 일부러 기침도 해봤는데 결국 한마디 하고 말았다.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줄이 줄어들면서 1m 간격의 간이의자들이 있는 대기석까지 도달하는데 1시간가량이었나? 그곳을 거치면 검체실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다. 왜 이리 춥냐.. 다들 추워서 다닥다닥 붙는 건가.

그리고 들어선 검체실, 입안을 먼저 면봉으로 쓸고는 콧속은 좀 불편할 수 도 있단다. 흠.. 뭐지 난 그닥 뭐 이 정도야. 하는...
희한한게 주사바늘에 대한 그 공포에도 코로나주사는 잘도 맞았고(물론 의사샘의 탁월한 주사솜씨가 주요했지만) 많이들 불편했다는 코로나 검사도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다.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었나?

다행히 다음날 이른 아침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당분간 다시 집콕으로. 1시간 가량 대기줄에 서있으면서 난 주사보다 더한 공포를 느껴버렸다. 내가 양성이라면 주말에 만난 조카손주들과 내가 방문했던 곳들... 끔찍했다. 위드코로나, 난 이 날 끝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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