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온 후 이렇게 무력감을 느낀 적이 있었을까.
열심히 찍은 사진도 다시 보기 귀찮고 출발전에 잘 정리해둔 일들을 하나 하나 처리만 하면 되는데 그것도 귀찮다.
짐이야 대충 풀어서 정리했는데 작은 짐들은 그냥 거실 탁자위에 방치해두고 다시 돌아보지 않고 있다.
간신히 일때문에 집을 나오고 집에 들어가면 그냥 빈둥빈둥. 멍하니...
작년 프라하 여행처럼 또 회의가 밀려온다.
난 왜 그 경비와 그 시간들을 내서 여행을 가는걸까. 사진 찍기 위해서.
그 관광지들을 왜 그렇게 싸돌아다녀야하는지.
프라하는 그나마 한 도시에서 일주일 그냥 있었던 건데 크로아티아는 10여일동안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자다르, 스플리트, 트로기르, 두브로브니크, 라스토케를 돌았다. 자그레브에서 이틀, 스플리트에서 이틀, 두브로브니크에서 3일, 자다르와 플리트비체에서 하루를 묵었다.
나름 계획보다 진득하게 돌아다닌 셈인데 그 미친 일정이 맞았나싶다.
아쉽기만 하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즉흥적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후회하고 있다.
멋진 곳이기는 하나 '꽃보다 누나'라는 프로그램이 보여준 정보와 여행서 몇 권의 정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본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는 그냥 보기만 해야할 뿐이다.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고 있지 못함에 대한 반성의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이 비싼 여행을 제값만큼 못누리는 것은 내탓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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