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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소사역에서 세종병원 가는 길

by 파란비 2016. 6. 15.
네 심장이 그땐 뭐였더라.. 병원에 오게 된 이유는 기억이 안나네.
12살 너를 데리고 이 낯선 길을 걸었지. 그때 엄마 나이 마흔, 그리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마흔 여덟 지금 내 생각에는 안쓰럽네.
엄마손을 잡고 걸었을(?) 넌 어땠을까?
또래보다 작고 약했던 넌 너 나름의 고민을 엄마에게 드러내보이지 않았지.

너와 걸었던 길을 다시 걸으며 마흔의 나와 열두살 너에게 뒤늦게 위로를 보낸다. 외로웠을 그 둘이 그 외로움 잘 이겨냈듯 앞으로의 외로움도 잘 이겨내길.

의무기록지를 떼러 가는 길, 심장의 병보다 외로움이 더 컸을 열두살 아이를, 마흔 살 그 어미를 자꾸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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