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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7

돌위에 핀 꽃 자판 청소덕에 'ㅎ'과 'ㅗ'와 '스페이스바'를 사용할 수 없는 며칠을 보냈다. 지금도 몇번을 때려야 겨우 사용할 수 있는 정도. 지난 행사를 앞두고 하루 전날 후배로부터 받은 돌꽃 얼마나 행복했는지... 2010. 8. 30.
올레 12코스 반의 반 토막을 걷다. 밤새 창문을 뒤흔들던 비바람은 아침녘에야 잦아들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랑 함께 하기로 했기때문에 새벽 4시에야 잠들었다는 것을 핑계로 늦잠을 자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오전 10시경까지도 비가 좀 내리는 듯 했다. 11시가 되면서는 종종 환한 여름 햇살이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태풍의 영향권이기에 오늘까지는 흐린 날씨로 여기고 대충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올레 12코스를 걷기로... 다만 거의 18km에 달하는 짧지 않은 길이기에 아이가 질색하는 숲길은 과감히 잘라내기로 했다. 12코스의 오름인 농낭봉을 잘라낼려니 출발지는 신도리 산경도예. 총길이는 11km로 줄어든다. 오랜만에 길을 나서는 녀석은 예전 버릇처럼 즐거운 이야기들을 계속 퍼부어주긴 했지만 예전보다는 못한 것.. 2010. 8. 12.
태풍과 걷다. 얼마전부터 비오는 날 같이 걷자고 꼬드긴 녀석들이 있었다. 결국 오늘 그중에 한명과 태풍속을 걸었다. 삼실에 출근해서 부랴 부랴 초고속으로 오늘의 할일을 처리하고 점심을 인스턴트 스파게티로 해결한 후 달랑 비옷 하나만 걸치고 태풍속으로 걸어갔다. 혹시나 비가 그칠까봐, 태풍이 경로를 바꿀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도착한 외돌개, 7코스 시작점. 제주올레 안내소에서는 7코스가 돔베낭길이후부터는 통제되고 있다고 안내해준다. 돔베낭길까지 40분 정도 소요되는데 괜찮겠냐고. 간세다리로 놀멍쉬멍 왕복하면 3시간 걸리지 않을까 싶어 그냥 내처 걷기로 했다. 돔베낭길 이후엔 바닷길로 새로 길을 내었다기에 그 길이 궁금했었는데... 쩝. 바다는 우리의 바램대로 사나웠다. 동행이 예쁜 잎이라고 발견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비.. 2010. 8. 11.
일몰을 향한 드라이브 9코스 막바지인 동자동 정자에서 그 지역 택시회사에 전화를 넣어봤지만 2곳 모두 차가 없단다. 낙심하고 있는데 동자동 노인정(?) 앞에서 마을 행사(?) 중이던 청년이 와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가라고 불러 세운다. 웬 횡재^^ 우린 빈 물통이었다는... 막 버스를 타려면 어찌해야하는지 묻는 찰나, 손님을 태운 택시가 지나간다. 본능적으로 손을 휘젓는 나를 본 운전사 아저씨 차를 멈추시고 대평포구를 외친 나에게 손짓을... 내가 전생에 무슨 착한 일을 했기에 이런 횡재가. 음료수를 건넸던 청년에게는 인사도 제대로 못건네고 택시에 몸을 실었다. 우리보다 몇발자욱 먼저 가던 청년(?)이 탄 택시 덕분에 육지에서 누군가 찾아오면 늘 가던 대평포구의 용왕난드르에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마을 부녀회에서.. 2010.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