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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7

축하해, 그리고 고맙다.  2010년 11월 19일 아들의 키가 내 키를 넘겼다는 것을 처음 확인한 날짜. 태어난지 만 13년만에 엄마의 키를 넘는다. 성장이 빠른 요즘 아이들에 비해서 큰 키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는 소중한 징표이기에 기념할만한 일로 만들어주고 싶었다. 언제가는 콧수염도 나고 발성기의 목소리까지.. 문득 문득 나를 놀라게 하겠지. 아이야. 신체의 건강한 성장, 축하하고 고맙다. 다음주로 닥친 생일과 한달 가량 남은 크리스마스까지 한세트로 묶어서 큰맘먹고 ^^ 언젠가 이 친구의 내적인 성장이 나를 감동시킬 때 그땐 선물을 나에게 줘야겠다. 솔직히 이 녀석 키우는 것, 쉽진 않았잖아. 반찬투정도 하지 않고, 짜증 한 번 제대로(!) 내본 적 없는 녀석이지만(아직까지는) 아이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 2010. 11. 27.
한라산 단풍에 마음까지 시들었다. 10월 28일, 어제 단풍 보러 한라산에 올랐다. 영실코스로 윗세오름휴게소까지. 10월 22일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고 했으니 절정의 절경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제법 단풍의 풍부한 색감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잔뜩 품고... 산록도로를 달려 영실휴게소로 올라가는 길 도로가의 단풍은 아직... 아니 너무 설익었다. 영실주차장에서 렌트카와의 접촉사고, 이해할 수 없는... 왜? 40여분을 보험회사와 렌트카회사와 통화로 지체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영실등산로로 발을 내딛었다. 한라산, 단풍은 없었다. 채 색이 들지 않았을 나뭇잎들은 모두 떨어지고 나무 열매들의 붉은색들만 산에 간간히 남겨져있었다. 설마, 설마 어딘가엔 뭔가 분명 남은 것이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한라산 영실은 겨울색만 입고 있었다. 오늘.. 2010. 10. 29.
오늘 하루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시대를 아파하고 세속에 분노하지 않으면 시가 아니다. 선을 권장하고 악을 경계하는 것이 없으면 그것 또한 시가 아니다. '성균관 스캔들' 17회에서 등장했던 정약용의 글이란다. 보지 못했던 성스의 지난 줄거리를 찾다 읽게된 문구... 정약용이 꿈꾸었던 것들, 아직도, 여전히 꿈이다. 더 지독한 꿈인지도. 아침에 엄마랑 통화.. 쉬고 있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얘기했더니 ㅋ 쉴때도 있어야한다신다. 오랜만에 안경테를 바꿨는데 어색하게 보여서 쉬 적응이 되지 않는다. 괜한 변화를 선택한건가? 맘먹고 갔던 테는 심하게 어색해서 무난한 것을 애써 골랐는데도 여전히 어색하다. 포기하고 익숙했던 테를 고를까 싶었는데 그 무사안일함(?)이 싫어 약간의 어색함을 선택.. 2010. 10. 27.
한라산 - 영실코스 그동안 틈틈이 긴 길을 걸었던 내 다리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계단길에서는 팍팍하다고 칭얼거렸다. 내 다리가 그러는데 아이 녀석은 오죽했을까. 산을 오른다는 느낌보다 계단을 오른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드는... 요즘 산들은 다 이런가.. 그럼에도 이 등산코스가 꼭 걸어봐야할 코스인 것은 계단을 얼마쯤 열심히 오르다 첫번째 숨을 고를쯤이면 제주도의 남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까지 훤희 보여주기 시작한다는. 멀리 마라도, 가파도, 형제섬, 송악산, 협재 앞의 비양도.. 제주시의 아파트들까지.. 거기다 오르막길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한라산 자락의 아름다움이 계단마다 멈춰서게 한다. 윗세오름휴게소에서 잠시 컵라면과 커피를. 아이는 이제까지 먹었던 것중에 가장 맛있다고 남벽분기점을 다녀와서는 하나 더 먹었다. 윗세.. 2010.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