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

여기, 제주

by 파란비 2009. 3. 9.

제주에 온지 한달. 넘겼다.
마흔을 넘긴 첫해에 치른 '전환점' 앞에서 아직 이렇다할 감상은 생기지 않았다.
가끔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이 내가 낯선 곳에 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할 뿐.

너무 바뻤다.
집을 청소하고, 수리하고, 주소를 변경하고, 길을 배우고...
손님을 치르고, 아이를 돌보고... 아이랑 친해지고...

오늘은 써늘한 감기 기운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한~참을 이불속에서 꼼짝 하지 않았다. 
실은 며칠전부터 이래야했다.

둘둘 만 이불에 웅크리고 누워 생각이 가는대로 잡생각에 빠졌다가 또 제풀에 지쳤다가...
문득 내게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거란 생각이 들었다.
난 이 낯선 곳을 실감해야한다. 더 낯설어야한다. 괜히 친숙한 척 하지 말자.

기어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제 제주에서. 무엇으로. 어떻게.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TV를 들였다.  (0) 2009.03.17
낯선 곳  (0) 2009.03.17
올레 5코스 나머지 절반  (0) 2009.03.08
제주올레 5코스, 사람의 마음  (2) 2009.03.07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0) 2009.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