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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삼위일체 대성당, 새미 은총의 길

by 파란비 2010. 12. 22.


송악산에서 이시돌 목장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근처를 두어번 간 경험이 있다는 것만 믿고 대충 길을 잡아 차를 달렸는데 자꾸 길을 맴돈다.
종일 투어로 지친 두분은 답답한지 뒷좌석의 분위기가 점점 내려앉는 듯.
결국, 길은 찾았고(역시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이시돌 목장을 가로질렀다.
엄마가 찾던 이시돌 대성당의 정확한 명칭은 삼위일체 대성당이었다.
주차를 하자마자 엄마는 바람처럼 십자가의 길로 사라져버리셨다.

동행이었던 세 여자는 여기서부터는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미리 합의를 본 것처럼 서로에 대한 신경을 꺼버렸다.
난 삼위일체 대성당의 3000석 규모의 야외성당에서 확트인 사방의 풍경을 감상하고
삼나무 가로수 길의 푸른 그늘에 느긋이 잠겨보았다.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한 예수의 삶을 형상화한 길은 얼마전 읽었던 '예수전'을 다시 곱씹게 해주었다.

그 길을 걷다, 발견했다. 새미은총의 동산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대문 역할의 입출구벽을.
그리고 그 출구 맞은편에는 성이시돌센터라는 자그마한 안내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안내 센터는 예쁜 기념품점과 작은 전시관으로 이뤄져있었고
새미은총의 동산을 안내하는 팜플렛이 놓여있었다.
길을 헤메는 바람에 다른 입구로 들어선 듯..

엄마를 드디어 만났다.
십자가의 길을 걷고 온 엄마는 잔뜩 상기되어 행복해하셨다.

다음엔 하루종일 이곳에 머물고 싶다신다.
언제든지 이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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