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라산 등반 좌절기

파란비 2010. 8. 6. 12:29


지난밤에 잠들지 못했다.
한 후배로부터의 전화를 기다리며 뒤척이게 된 것이 새벽녘 장대비가 내릴 때까지,
그 비가 그칠 때까지 머리속에 엉켜드는 생각과 긁는 소리로(아들녀석과 요양차 내려온 후배의 절묘한 시간차공격-득득북북) 
잠이 찾아오지 않았다. 오늘 한라산 등반을 염두하고 계속 잠들기를 청했는데 오히려 더 예민해진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새벽 6시, 알람들이 일제히 소리를 울리는 바람에 깨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신도 몸도 몽롱한 상태지만 왠지 가지 않으면 하루종일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뭉그적거리는 아이를 재촉하며 일행과 성판악으로 향했다.
출발하기전 성판악 관리실과의 통화로 비바람이 부는 날씨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런 날 올레길을 걸어봤기때문에
그냥 맨몸으로 맞기로 했다.
아마 그때부터 등반을 적당히 접을 생각이었지 않나 싶다.
2km지점에서 되돌아왔다. 내리는 비를 맞는 몸이 쉬 지쳐간다. 
아이도 길을 돌아서는 순간 활짝 웃는다.
녀석도 잠을 제대로 못잤다나, 그럼 내 옆에서 곤히 자던 녀석은 누구?


012345678910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던 분들은 관리인?
등반로옆으로 난 모노레일선 위를 유유히 달리더군.
아무리 부러워도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은 반대.